19. 01. 15 12:49 by 낮술먹은 공룡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으로 직접 마스크를 구입해서 잠시나마 착용하고 걸었다. 역시나 퇴근길에는 회사 책상 곳에 예쁘게 모셔두고 맨몸으로 쭐레쭐레 걸었다. 다음 버스가 바로 오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산속 정류장은 적막하고 버스는 소식이 없었다. 숨을 몰아쉬지 않으려 보통의 걸음으로 걸었다. 


어둡고 희뿌연 길을 걷다 보니 조금 무서워졌는데 문득 같이 밤길 걷던 친구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다운타운 빌딩 구경을 하러 간다는 친구의 말에 나와 다른 친구는 벌떡 일어나 따라나섰다. 어반플래닝을 전공한다던 친구는 도시 전체가 갤러리라도 다운타운 건물들의 역사와 특징을 설명해줬다. 한참을 재밌게 돌아다니다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질 즈음 쫄보 찌질이인 나는 겁을 잔뜩 집어삼켰다. 일주일에 두어 번씩 가와 무슨 길에서 무장 강도가 나타났다는 알림 메일을 보내는 동네에서 양옆에 있는 남자애들 명은 그렇게 위안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너네는 무섭지 않냐고 물어보니까 친구 명이 그랬다. ‘봐봐, 누구 명이라도 있어야 무섭지. 아무도 없는데 뭐가 무서워?’ 스윽 둘러보니 건물마저 - 파산한 도시의 다운타운은 노숙자도 없었다. 예상지도 대답에 나랑 다른 친구는 웃음이 터졌다. 


그때 생각을 하며 근처까지 걸어오긴 했는데 아무튼 아까 산속에서 내가 무서웠던 하얀 걸어와서 그랬다. 백구인지 사람인지. 수풀 뒤를 가로지르는데 잠시 목을 빼고 바라봐도 반대편으로 나오지 않아 무서웠다. 짐승이든 사람이든 겁먹고 달리면 달려들까 짐짓 모른 길을 건너 걸음을 재촉했다.  


걸으며 생각했다. 생각. 생각의 원형. 어려서부터 중요한 생각은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혼자 작게 끄적이다가 누가 볼까 펜으로 북북 그어 없앴다. 머릿속에서 적당한 톤과 적당한 속도로 떠다니던 생각이 목구멍을 따라 소리 내어 토해내기만 하면 괴상하게 변해버린 탓이다. 나의 서툰 박자와 이상한 목소리가 멋들어진 생각의 원형을 망쳐버렸다. 


생각해보면 모든 타이밍이다. 항상 타이밍을 맞췄다. 열심히 공부하다가 하필 엄마가 들여다볼 때면 졸았고, 한참 조용하다 동생이 무언갈 녹음하면 동생을 불렀다. 타이밍. 번의 나쁜 타이밍을 맞은 내가 원하는 시점에서 , 며칠 참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다 보면 언제나 나쁜 타이밍은 잘했다고 칭찬하는 스쳐 지나갔다. 


나는 결국 타이밍과 대강의 퍼센트로 이루어진 사람이다. 정확한 수치가 없는 인간이다. 생활 방식이 그랬고, 공부법이 그랬고, 그래서 결국 대학도 중간, 작업물도 중간. 그냥저냥 중간의 사람이다. 예전에는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 노력한 결과가 보통의 인간이라 속상했던 적도 있는데, 원체 대충 적당히 사는 인간이고 특별하지는 않은 인간이다. 커피 가루가 담긴 여과지에 물을 붓다 붓다가 넘칠 같으면 잠시 멈춰 기다리고 적당히 가라앉으면 들이붓는. 눈에 띄진 않지만, 결과가 나쁘지도 않은 내가 하는 정체 모를 요리들 같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과연 태생적인 성격과 디자인이라는 직업이 맞는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 글쎄, 다른 분야라고 해서 적당히 해도 되는 일은 없을 거다. 사람은, 적어도 나는 죽을 때까지 만족하지 못하고 배우며 테니까. 








18. 10. 19 15:59 by 낮술먹은 공룡






외국인에게 우리나라 문화와 정신을 소개할 때 꼭 빼놓지 않고 언급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한국인의 얼, 한 그리고 정이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는 그놈의 '정'을 아주 자랑스럽게 소개하곤 하는데, 과연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정'이라는 것이 남아있기는 하는가? 도움이 될법한, 이익을 줄 것 같은 사람에게만 후한 인심을 베풀며 정이 많은 척을 하는 건 아닐까? 

뜻 정
1 뜻
2 마음의 작용(作用)
3 사랑
4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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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즘 기사들을 읽어보면 고운 마음씨는 어디 가고 타인에 대한 지나친 간섭과 오지랖만 남은 것 같다. 정작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상황은 외면하는 주제에 어찌 자랑스럽게 우리나라는 인정이 넘친다고 웃으며 말할 수 있을까. 글을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갑자기 어처구니가 없어서 적는다.






18. 09. 23 18:11 by 낮술먹은 공룡





요즘은 정말이지 우울한 날이 단 하루도 없어서 탈입니다. 여전히 구리고, 잘난 것 없는 인생이지만 무슨 일인지 하나도 우울하지가 않습니다. 우울한 글 말고 생각을 좀 해서 글을 써봐야겠습니다.





18. 08. 25 19:34 by 낮술먹은 공룡




1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불안하다.
2 결과적으로 필요한 금액이 수중에 없으면 몹시 불안하다.
3 내가 생각하는 액수는 단위가 크다.

내가 원하는 만큼의 돈을 모으려면 장기전이 될 것이다. 그만큼을 모으기까지의 삶을 불행하고 불안하게 만들 수는 없지 않겠는가. 돈을 많이 벌어본 사람들의 말처럼 돈이 많다고 행복한 삶이 아니라는 것을 되새기며 매일의 시간을 소중히 행복하게 살자. 시간이 흘러서 지난 삶을 후회하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시간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을. 미래를 준비하되 작은 것에 감사하고 현재를 즐기면서 사세요. 낮술먹은 공룡씨.

PS. 그리고 좀 잘 웃고 다닙시다;; 점점 안 웃는 것 같습니다.





18. 08. 23 11:58 by 낮술먹은 공룡




며칠 전 흔적을 봤다. 흐흐.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다. 한 번 더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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